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
🔖 긍지는 은은하게 빛나는 귀금속과 비슷한 면이 있고, 어떤 이야기의 어떤 장면은 그렇게 빛도 소리도 없이 영원히 재생된다.
🔖 최대 가능성이라는 압축적인 다섯 글자로 머릿속이 정리되었다. (...) 내가 원하는 것에 다른 이름을 붙일 수 없었다. 그날부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, 그것이 최대 가능성을 향하는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었다. 외부로부터, 사회로부터 주입되지 않은 종류의 욕망을 가진다는 것은 사람에게 힘찬 엔진이 되기 마련이기에 우리는 욕망에 대해 더 이야기해야 한다.
🔖 정점을 지나온 작은 도시를 잔잔한 형태로 사랑하고 있다. 그런 형태의 사랑도 있는 것 같다.
🔖 영영 비산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. 이 책의 장면들은 흩어져 사라진 것들 뒤에 남은 잔여니까. 모래 그림을 보존하려는 노력처럼, 사람들이 기록하고 또 기록하며 포착할 수 없는 것들을 포착하려 애쓰는 게 좋다. 그러다 보면 아주 희귀한 알갱이들이 전해지기도 한다고 믿는다.